어제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평소처럼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습관적으로 변기 물을 내렸는데, 갑자기 물이 내려가지 않고 차오르는 게 아닌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쳐다만 보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 내 게시판에 익산하수구 업체 번호가 붙어있었던 것 같아서 급하게 사진을 찍어두었던 기억을 더듬어 연락처를 찾았다. 전주누수나 익산수도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볼까 하다가, 괜히 광고성 글만 잔뜩 나올 것 같아서 그냥 마음 편하게 아는 지인이 예전에 소개해줬던 동네 설비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뚫어뻥으로는 도저히 안 되던 상황
집에 굴러다니던 뚫어뻥을 있는 힘껏 사용해 봤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물이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꽉 막힌 느낌이 들었다. 변기 주변으로 물이 넘칠까 봐 조마조마하며 수건을 몇 장 깔아두었는데, 그 수건들이 다 젖어버리는 바람에 치우느라 고생만 했다. 결국 설비 업체 분이 오시기 전까지 한 시간 넘게 발만 동동 구르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며칠 전부터 물 내려가는 소리가 평소보다 좀 더디게 들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때 바로 조치를 취했어야 했나 싶어 후회가 밀려왔다.
사람 부르는 게 제일 빠르다는 생각
업체 사장님이 도착하신 건 연락하고 나서 40분 정도 뒤였다. 오시자마자 장비를 척척 꺼내시더니 변기 상태를 보시고는 금방 원인을 찾아내셨다. 비용은 대략 8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 정도가 나올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처음엔 셀프로 해보려고 마트에서 1만 원짜리 압축기를 사볼까 고민했었다. 근데 막상 전문가가 오셔서 장비로 뚫어주시는 걸 보니 직접 했으면 절대 해결 못 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생각보다 이물질이 깊게 들어가 있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택도 없었을 것 같다.
해결은 됐지만 찝찝함은 남았다
작업 시간은 한 30분 정도 걸렸다. 뻥 뚫리는 소리를 들으니 속이 다 시원했지만, 한편으로는 돈이 좀 나갔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게다가 사장님이 다음에는 이런 거 흘리지 마세요, 하고 보여주신 걸 보니 너무 사소한 거여서 민망하기도 했다. 익산 상하수도 관련해서 이런저런 일들이 종종 생긴다던데, 왜 하필 오늘인가 싶기도 하고. 작업이 다 끝나고 나니 거실까지 퍼졌던 물비린내를 닦아내는 게 또 일이었다. 다 끝내고 나니 저녁 8시가 넘어서 배달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평소 습관이 중요한 건데 잘 안 된다
사실 변기 관리라는 게 따로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저 조심하는 것밖에 없는데, 막상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무심코 물건을 빠뜨리거나 휴지를 많이 넣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겪어보니 익산변기막힘은 정말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는 게 실감 났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당황하지 말고 바로 사람을 불러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혹시 나중에 또 막히면 이번에 오셨던 분께 연락드릴까 싶어 명함을 하나 챙겨두긴 했는데, 사실 다시는 뵙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
여전히 남은 의문들
오늘 하루 종일 일하면서도 집에 변기가 잘 내려가고 있을지 괜히 걱정이 되었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변기부터 확인하게 될 것 같다. 뭔가 큰 사건은 아니었지만, 퇴근 후의 평온한 시간을 다 잡아먹힌 것 같아서 괜히 억울한 기분도 든다. 다음엔 좀 더 신경 써서 써야지 다짐하지만, 아마 며칠 지나면 또 예전처럼 대충 쓰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무사히 해결됐으니 된 거겠지.

배수 뚫는 거 정말 골치 아픈 문제네. 며칠 전에 물 내려가는 소리가 좀 거슬렸으면 바로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 생각에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