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욕실 바닥 배수구에서 물이 잘 안 빠지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냥 좀 느리게 내려가는가 보다 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아예 물이 흥건하게 고여서 발 담그고 씻어야 할 지경이더라고요.
뭔가 이상하다 싶을 때
진짜 짜증 나기 시작한 건 아침에 머리 감을 때였어요. 물이 안 빠지니 거품이랑 머리카락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데, 이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샤워 부스 문 열 때마다 물이 넘칠까 봐 조마조마하고, 씻고 나서 바닥 물기 닦는 것도 일이었어요. 신랑한테 얘기했더니 자기가 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좀 기다려봤죠.
남편의 첫 번째 도전 (그리고 실패)
처음엔 그냥 배수구 덮개만 들어내서 머리카락 뭉치 같은 거 꺼내면 될 줄 알았나 봐요. 근데 그것만으로는 안 되더라고요.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인터넷에서 ‘욕실 배수구 뚫는 법’ 이런 거 검색해보더니, 락스랑 베이킹소다, 식초 이런 거 섞어서 부어보더라고요. 냄새가 진짜 심했어요. 무슨 화학 실험하는 줄 알았다니까요. 몇 번을 반복했는데도 물은 여전히 안 빠지고, 오히려 냄새만 더 심해진 것 같고…
결국 전문가 부르기로
그날 저녁부터는 아예 아무것도 못 쓰고 그냥 그대로 뒀어요. 너무 찝찝하고 냄새도 나고, 혹시나 잘못 건드려서 더 큰 문제 생길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그냥 동네 설비 업체에 전화해서 제일 빠른 시간으로 예약했어요. 저희 집은 주택가라서 아파트처럼 관리사무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뭘 할 때마다 다 따로 불러야 하거든요. 전화 통화했을 때, 보통 배수구 막힘은 출장비 포함해서 5만원 정도부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희처럼 좀 심한 경우는 추가 비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해서 긴장했어요.
내시경으로 보니…
기사님이 오셔서 처음에는 그냥 겉에 있는 머리카락이랑 이물질 좀 정리해주시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내시경 카메라를 넣으시더라고요. 화면으로 보는데 진짜… 으으, 말로 다 못할 정도로 엉망이었어요. 머리카락이랑 온갖 먼지, 비눗때 같은 게 엉켜서 거의 콘크리트처럼 굳어있더라고요. 거기에 뭐 어디서 들어온 건지 모르겠는데, 작은 돌멩이 같은 것도 같이 껴있고. 저희가 물이랑 락스랑 이런 거 부은 게 오히려 더 엉키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기사님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이거 뚫는데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하셨어요. 한 30분 정도 꼬치꼬치 쑤시고 빼고 하시더니 겨우 뚫렸는데, 비용은 출장비에 공사비 포함해서 9만원 나왔어요.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나온 거죠.
느낀 점 (이라고 해야 하나)
그날 이후로 욕실 배수구 청소에 더 신경 쓰게 됐어요. 원래는 그냥 가끔 눈에 보이는 머리카락만 치웠는데, 이제는 매일 쓰고 나서 물기 닦을 때 배수구까지 같이 닦아주고, 주말에는 덮개 열어서 머리카락 뭉친 거 꼭 제거해주고 있어요. 인터넷 보니까 배수구 전용 청소 용품도 있던데, 그걸로 한번씩 해볼까 싶기도 하고요. 아니면 그냥 몇 달에 한 번씩이라도 전문가 불러서 점검받는 게 속 편할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아직도 왜 그렇게까지 막혔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속 시원하게 뚫려서 다행이다, 그 생각뿐이에요.

베이킹소다랑 식초 섞어보는 것도 나중에 한번 시도해봐봐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냄새 때문에 포기했던 기억이 나서, 꼼꼼하게 준비하는 게 중요하겠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