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정에 쌓인 찌꺼기 때문에 고생했던 주말
지난주말에는 정말 예상치 못한 일로 진을 다 뺐다. 평소라면 그냥 무심코 지나쳤을 지하 집수정 쪽에서 며칠 전부터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더니, 급기야 어제는 지하 주차장 한쪽 배수구가 역류하기 시작했다. 그냥 물이 고인 게 아니라 끈적한 슬러지가 섞인 오수가 슬금슬금 배어 나오는데, 일단 급한 대로 대걸레로 닦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집수정 내부를 대충 들여다보니 안쪽 상태가 가관이었다. 벙커C유 같은 끈적한 기름때와 오물이 뒤섞여서 이미 배수관 입구를 거의 다 막아버린 상태였다. 나름대로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이 정도까지 엉망인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혼자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철물점에서 긴 와이어 같은 걸 사 와서 쑤셔봤지만, 슬러지가 워낙 굳어있어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냄새만 온몸에 배어서 씻어내느라 더 고생만 했다.
대구 지역 준설업체 찾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결국 안 되겠다 싶어서 지인들한테 물어물어 대구 지역 준설업체를 찾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들 최고라고 광고하는데, 막상 전화를 해보면 개인 작업실 수준의 집수정은 받지 않거나, 비용을 엄청나게 부르는 곳들이 많았다. 몇 군데 통화를 해보니 보통 5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를 기본으로 부르는데, 이게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떤 곳은 오수맨홀 깊이까지 물어보는데, 솔직히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정확히 알겠나. 집수정 내부 구조가 복잡하거나 침사지가 따로 분리되어 있으면 추가 비용이 붙는다는 말을 들으니 더 막막했다. 결국 어찌어찌 한 곳과 연락이 닿았는데, 당장 오늘 오후에는 작업이 힘들고 내일 새벽에나 가능하다고 해서 일단 예약부터 걸어두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집수정 내부의 현실을 직접 보고 나니
다음 날 새벽, 작업하시는 분들이 커다란 흡입 차량을 끌고 왔다. 보니까 볼텍스 펌프라고 하는 걸 내려서 슬러지를 빨아들이는 방식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소음이 엄청나다. 작업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는데, 그동안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단순히 냄새만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안쪽에는 굳어버린 유기물 덩어리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작업하시는 분이 말씀하시길, 이런 슬러지는 폐기물 신고가 제대로 안 되면 나중에 올바로시스템 같은 곳에 등록할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그저 뚫기만 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게 단순히 청소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폐기물 처리까지 연결되는 과정이었다. 펌프로 빨아올려지는 오물들을 보고 있으니, 도대체 이 많은 것들이 다 어디서 왔나 싶어 한숨이 나왔다.
비용과 시간 그리고 남은 의문들
작업이 끝난 뒤에 지불한 비용은 대략 80만 원 정도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금액이 컸지만, 당장 눈앞의 역류가 해결되는 걸 보니 일단은 안도감이 들었다. 작업자들이 떠나고 나서 혼자 남은 집수정을 다시 한번 확인해봤는데, 말끔해진 바닥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이게 시간이 지나면 또 똑같이 쌓일 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큰돈을 써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평소에 뭘 더 신경 썼어야 했는지 여전히 확신이 없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정기적인 미생물 투입이 도움이 된다고는 하는데, 그게 과연 이런 덩어리진 슬러지에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애초에 처음부터 배관 설계를 더 꼼꼼하게 했더라면 이런 고생은 안 했을까 싶기도 하고, 괜히 집수정이라는 공간 자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게 된 것 같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맞긴 한데 그 과정이 너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냥 단순히 운이 없어서 냄새가 났던 건지, 아니면 우리 건물 전체의 고질적인 문제인지조차 알기 어렵다. 이제 좀 잠잠해진 것 같긴 한데, 다음번 비가 올 때 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은 여전히 남아서 배수구 쪽만 계속 쳐다보게 된다.

볼텍스 펌프 덕분에 꼼꼼하게 청소해 주시니까, 정말 대박인 거 같아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였던 것 같네요.
슬러지 빨아들이는 방식 보니까, 집 수정 문제 해결이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알겠네요.
집수정 구조가 복잡한 문제 때문에 추가 비용이 붙는다는 점이 특히 걱정되네요. 제가 사는 곳도 배관이 좁아서 전문가가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