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다가 갑자기 마주한 상황
어제저녁에 설거지를 하다가 평소처럼 물을 틀어놨는데, 싱크대 배수구 쪽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더니 물이 전혀 빠지질 않는 거다. 보통은 잠깐 막혔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쫄쫄 내려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아예 멈춰버렸다. 당황해서 급하게 다이소에서 사뒀던 배수구 클리너랑 거름망을 다 치우고 들여다봤는데, 안쪽에서 무슨 냄새가 올라오는지 코를 찌르더라. 괜히 쑤셔보다가 더 깊숙이 막힐까 봐 일단 멈췄다. 진주에 이사 온 지 이제 3년 차인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서 더 당황했다.
뚫어뻥 하나로 해결해 보려던 미련
급한 마음에 화장실에 있는 뚫어뻥이라도 가져와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어떤 사람은 방수 스프레이 같은 걸 뿌려서 해결했다는 글도 있었는데, 솔직히 그런 게 집에 있을 리가 없지 않나. 배관이 막혔을 때 마트에서 파는 저렴한 용액을 부어봐도 반응이 없어서 답답했다.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이라 어디 부를 데도 마땅치 않고, 그냥 내일 아침까지 이대로 둬야 하나 싶어서 괜히 신경만 쓰였다. 윗집에서 물을 쓰면 우리 집 배관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꼭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업체 연락을 고민하게 만든 순간들
결국 유튜브를 뒤져보며 진주하수구 업체들을 찾아봤다. 여기저기 번호가 많은데, 솔직히 어디가 바가지를 안 씌울지 알 수가 없으니 선뜻 연락하기가 겁나더라. 예전에 아는 사람이 하수구 뚫는 데 20만 원 가까이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기억나서 더 망설여졌다. 지금 당장 드는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괜히 와서 이것저것 다 교체해야 한다고 하면 어쩌나 싶은 막연한 걱정이 들었다. 창원 하수구 쪽에서 일한다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거기도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일단 싼 것부터 해보라고 하던데 막상 내 눈앞의 상황은 해결될 기미가 안 보였다.
도구 없이 해결하려던 헛된 고집
밤새 물이 조금씩이라도 빠지길 기대하며 기다렸는데 아침에 보니 그대로였다. 결국 철물점에서 긴 와이어 같은 걸 사 와서 한 시간 정도 끙끙거렸다. 내가 직접 뚫어보겠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배관을 쑤시는 꼴이 참 우습기도 했다. 이게 과연 최선인지,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전문가를 불렀어야 했는지 계속 고민이 되었다. 결국 약간의 이물질이 걸려 나오긴 했는데, 완전히 뻥 뚫린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물은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해서 한시름 놓았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찝찝하다.
여전히 남은 찜찜함
지금은 물이 내려가긴 한다. 그렇지만 언제 다시 막힐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어제 그 난리를 치고 나니 하수구 냄새가 집안에 배어버린 것 같아서 환풍기를 계속 돌려두는 중이다.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진짜 고민하지 말고 바로 연락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한편으로는 또 스스로 해결해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게, 당장 해결되고 나니 또 비용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정화조 문제인지 단순 배관 막힘인지 알 길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당분간은 설거지할 때 기름기 있는 음식은 무조건 닦아서 버려야겠다. 이런 사소한 불편함이 일상의 리듬을 이렇게까지 흔들어 놓을 줄은 몰랐다.

마찬가지로 제가 살 때는 변기 수평 문제 때문에 물이 잘 안 내려가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