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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줄눈 곰팡이 때문에 락스를 뿌리다가 현타가 왔다

세제만 뿌리면 다 될 줄 알았던 시절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청소광 관련 영상을 봤다. 누가 화장실 천장까지 밀대로 닦는 걸 보는데, 나는 그저 하수구 냄새나 안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우리 집 화장실 타일 줄눈이 누렇게 변하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다. 처음에 이 집에 이사 왔을 때는 다이소에서 산 틈새 브러쉬랑 락스 스프레이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다. 그때는 한 3천 원 정도면 충분히 반짝거리는 화장실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세제를 뿌리고 30분 뒤에 들어가서 솔로 벅벅 문지르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보면 무릎도 아프고, 이게 지금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을 때가 많다.

락스 냄새와 사투하는 시간

락스 스프레이를 뿌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거 환기를 아무리 해도 냄새가 잘 안 빠진다. 분명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하는데도 코끝을 찌르는 그 화학 냄새가 옷에 다 배는 기분이다. 락스랑 다른 세제를 섞으면 절대 안 된다는 건 이제 상식처럼 아는데, 가끔 구연산을 먼저 뿌렸는지 락스를 먼저 뿌렸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다 물로 씻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30분 정도 방치해두라고들 하는데, 사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화장실 문 닫아놓고 거실에서 멍하니 있다 보면 도대체 이게 곰팡이를 죽이는 건지 내 폐를 괴롭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다이소 브러쉬로는 역부족인 타일 틈새

다이소에서 천 원인가 이천 원 주고 산 틈새 브러쉬는 처음엔 참 유용해 보였다. 그런데 이게 타일 틈새에 끼어있는 그 끈질긴 곰팡이들까지 다 긁어내기에는 내 팔뚝 힘이 너무 부족하다. 한참을 문지르다 보면 브러쉬 솔이 옆으로 휜다. 결국에는 또 사러 가야 하는 운명인 거다. 요즘은 그냥 곰팡이 제거 젤이라는 걸 사서 발라놓기도 하는데, 그거 바르는 것도 일이다. 구석진 곳에 쭈그려 앉아서 일일이 짜 넣다 보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막상 붉은 물때가 보이면 또다시 청소 도구를 챙기게 된다.

하수구 분해하다가 멈칫한 순간

어느 날은 큰맘 먹고 하수구 덮개를 다 분해했다. 최지수라는 사람이 하는 걸 보니 배수구 부품까지 다 꺼내서 닦길래 나도 해봤다. 그런데 그 안에서 나온 머리카락이랑 물때 덩어리를 보는 순간, 내가 왜 이걸 지금 시작했나 싶은 후회가 몰려왔다. 단순히 겉만 닦는 게 아니라 안쪽까지 다 뜯어내니 속은 시원한데, 다시 조립할 때 부품이 잘 안 맞아서 한참을 낑낑거렸다. 결국 대충 끼워 맞추긴 했는데, 이게 제대로 된 건지 나중에 물이 잘 빠질지 살짝 걱정이 된다. 청소란 게 참 그렇다. 안 하면 더러워서 괴롭고, 막상 시작하면 왠지 모르게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거울 부식과 남겨진 흔적들

거울 테두리에 생긴 녹 같은 얼룩은 아무리 닦아도 안 없어진다. 이게 은막 부식이라는 걸 검색해보고 알았는데, 세제로 닦을 문제가 아니라 그냥 거울을 바꿔야 하는 거였다. 괜히 독한 세제만 더 들이붓고 닦아댔던 내가 우스웠다. 그렇게 화장실을 한 바탕 닦고 나면 몸은 지치는데, 타일 줄눈이 새하얗게 변한 걸 보면 또 마음은 묘하게 좋다. 하지만 이 깨끗함이 일주일을 갈지, 3일 갈지 생각하면 금방 허탈해진다. 화장실 청소라는 게 참 끝이 없는 숙제 같다. 오늘도 청소를 마치고 문을 닫으며 나왔지만, 아마 내일이면 또 어딘가에 물방울이 맺히고 곰팡이가 피어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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