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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에 머리카락을 버리던 습관을 멈췄다

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던져 넣었다

한참 동안 아무 생각 없이 그랬다. 아침마다 세면대 근처를 정리하거나 샤워를 마치고 나면, 뭉쳐진 머리카락을 당연하다는 듯이 변기 물속에 툭 던져 넣었다. 예전에는 이게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배관을 타고 내려가면 다 씻겨 나가는 줄 알았으니까. 주변에서 변기가 막혀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나는 주로 음식물 쓰레기나 물티슈 같은 게 문제라고만 여겼다. 사실 나도 물티슈는 절대 변기에 안 넣지만, 머리카락 정도는 물에 섞여서 잘 내려갈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이게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깨닫는 데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며칠 전부터 물 내려가는 게 심상치 않았다

지난주 어느 날부터인가 변기 물이 내려가는 속도가 확실히 느려졌다. 레버를 누르면 꿀렁꿀렁하면서 차오르다가, 겨우겨우 소용돌이를 치며 내려가는 식이었다. 처음엔 그냥 수압 문제인가 싶어 며칠을 참았다. 그러다 어제는 정말 아슬아슬하게 물이 끝까지 차올랐다가 서서히 빠지는데, 이게 덜컥 겁이 났다. 만약 여기서 조금만 더 막혔으면 넘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그제야 인터넷에서 배관공을 부르는 비용이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 이상까지도 나간다는 글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덜컥 겁이 난 상태에서 대형 마트에 들러 3천 원짜리 저가형 변기 관통기를 사 왔는데, 막상 이걸 잡고 낑낑거리는 내 모습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뚫어뻥과 관통기 사이의 그 어중간함

관통기를 변기에 넣고 돌리는데, 느낌이 묘했다. 뭔가 묵직하게 걸리는 게 있어서 힘을 줘서 잡아당기면 엉킨 머리카락 뭉치가 쑥 나올 것 같았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몇 번을 넣었다 뺐다 반복해도 속 시원하게 해결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결국 관통기를 사용하다가 변기 바닥에 긁힘 자국만 조금 남긴 것 같다. 집에 있던 소위 말하는 ‘뚫어뻥’도 써봤지만, 이건 공기 압력을 이용해서 밀어내는 방식이라 머리카락 뭉치처럼 배관 중간에 엉켜 있는 경우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사실 내가 정말로 변기를 탈거해야 할 상황까지 오게 될까 봐, 어제는 변기 물 내리는 소리만 나도 가슴이 콩닥거렸다.

왜 진작 휴지통을 옆에 두지 않았을까

결국 어제 밤늦게까지 화장실에서 씨름을 하다가 일단락은 지었는데, 이게 완전히 해결된 건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물을 내리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평소보다 1초 정도 더 걸리는 기분인데, 이게 기분 탓인지 아니면 정말 아직도 어딘가에 머리카락 덩어리가 남아 있는 건지 알 길이 없다. 예전에는 샤워기 수전이나 세면대 틈새를 닦으면서 그 먼지까지도 변기에 버렸는데, 이제는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지 뼈저리게 느낀다. 세면대 밑에 작은 휴지통을 하나 가져다 놓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여전히 찜찜함이 남은 일상의 마무리

지금은 일단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불안함이 남아 있다. 또다시 물이 차오를 것 같은 환청이 들린다고 해야 하나. 배관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이게 언제 다시 막힐지 예측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번 전문 업체를 부르는 것도 부담스럽다. 요석 제거제나 세정제를 한 병 사서 들이부어볼까 싶지만, 근본적으로 이미 엉켜버린 머리카락을 녹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만약 조만간 또 막힌다면 그때는 정말 변기를 통째로 들어내야 할지도 모른다. 변기 탈거 비용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배관 청소 업체 번호를 알아둬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결국은 내 습관 하나가 이런 불편함을 자초한 셈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오늘 밤에도 화장실 불을 끄고 나오면서 괜히 변기 물이 잘 내려갔나 한 번 더 확인하게 될 것 같다. 이 찜찜함은 아마 당분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변기에 머리카락을 버리던 습관을 멈췄다”에 대한 4개의 생각

  1. 결국 변기에 머리카락을 버리는 게 얼마나 큰 문제였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한 번도 제대로 고민하지 않았던 행동이 이렇게 불편함을 초래할 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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