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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뚫어뻥으로 안 풀려서 결국 부른 하수구 업체

세면대가 갑자기 꿀렁거리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 화장실 세면대 물이 내려가는 속도가 이상했다. 처음에는 그냥 머리카락이 좀 엉켰겠거니 싶어서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긴 플라스틱 꼬챙이 같은 걸 사 왔다. 500원짜리 세제랑 같이 사서 총 1,500원 정도 썼던 것 같다. 그걸 배수구에 집어넣고 휘저으면 뭐가 걸려 올라올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헛수고였다. 뭔가 꽉 막힌 느낌이라기보다는 안쪽 깊은 곳에서 공기가 차는 것처럼 ‘꿀렁’거리면서 물이 고였다가 아주 천천히 빠졌다. 이게 한 번 시작되니까 씻을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식초랑 베이킹소다를 들이부어도 보고 뜨거운 물도 한 솥 부어봤지만, 그 순간만 잠깐 뽀글거릴 뿐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됐다. 솔직히 청소광처럼 화장실을 매일 관리하는 성격도 못 되고, 그냥 물만 잘 빠지면 그만인데 이게 마음대로 안 되니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하수구 업체를 부를지 말지 고민하던 시간

사실 업체 부르는 게 제일 빠르다는 건 알고 있었다. 주변 지인들 말 들어보면 하수구 한번 뚫는 데 보통 8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부른다고 하더라. 그 돈이면 치킨이 몇 마리인가 싶어서 자꾸만 미루게 됐다. 관리실에 연락해 볼까 싶어서 아파트 공지사항을 봤는데, 전용 부분 배관은 세대 부담이라고 딱 적혀 있었다. 아, 괜히 전화했다가 민망해지기 싫어서 관뒀다. 저지대라 장마철마다 배수구 냄새가 올라오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이번에는 세면대까지 말썽이니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남편은 그냥 좀 더 쓰다 보면 뚫리지 않겠냐고 하는데, 매일 아침 세수할 때마다 물이 차오르는 걸 보고 있자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친구 집 놀러 갔을 때 우수맨홀 청소하는 거 도와준 적이 있는데, 그때 봤던 까만 슬러지들이 생각나서 괜히 더 찝찝해졌다.

작업자가 오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

결국 평점 제일 무난해 보이는 곳에 전화를 했다. 오후 3시쯤 예약했는데 작업자분은 2시 50분에 도착했다. 옷차림도 그냥 평범한 작업복이었고, 장비도 생각보다 단출했다. 배수구 안을 내시경 카메라 같은 걸로 보더니 한숨을 쉬시는데, 옆에서 보는 내가 다 민망했다. 원인은 머리카락 뭉치랑 안쪽에 쌓인 기름때였다. 10년 넘게 살면서 배관 청소를 한 번도 제대로 안 했으니 막히는 게 당연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쓴 화학 세정제가 오히려 배관 안에서 굳어버렸을 수도 있다고 해서 왠지 모르게 억울했다. 30분 정도 장비를 돌리더니 ‘텅’ 소리가 나면서 물이 콸콸 내려가기 시작했다. 뚫리고 나니 속은 시원한데, 그 30분 작업에 지불한 금액을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복잡해졌다.

깨끗해진 뒤에 찾아온 묘한 허무함

돈을 지불하고 나니 마음이 묘했다. 내가 그동안 끙끙대며 썼던 시간들이나 다이소에서 사 모았던 청소 용품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분명히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왜 이렇게 뒷맛이 씁쓸한지 모르겠다. 작업자분은 가면서 다음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뜨거운 물을 많이 흘려보내라고 하셨다. 다들 하는 소리지만 막상 실천하기가 정말 어렵다. 화장실 냄새가 안 나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지, 아니면 내가 너무 관리를 안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가 없다. 곰팡이랑 물때 박멸한다고 나대던 예전의 의욕은 어디 가고, 이제는 그냥 배수구 뚜껑 열어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여전히 남은 찝찝함과 약간의 의문

지금은 물이 잘 내려간다. 그런데 가끔 세면대에 물을 가득 담았다가 한꺼번에 내릴 때, 배관 저 밑에서 나는 소리가 예전이랑 조금 달라진 것 같다. 공기가 덜 차는 소리 같기도 하고, 혹은 배관 벽이 너무 얇아진 건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걱정도 든다. 어제는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문득 배수구를 쳐다봤는데, 또 뭔가 막힐 것 같은 불안함이 들었다. 이렇게 살다 보면 또 언젠가는 뚫어야겠지. 그때는 이번처럼 고민하지 말고 바로 업체를 부를지, 아니면 또 혼자 낑낑거릴지 모르겠다. 아마 또 며칠 고민하다가 업체 부르겠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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